1. 이유를 말로 분석하면 실제로 중요한 기준이 가려져 선택이 전문가 평가와 덜 맞을 수 있어요.
  2. 장단점의 개수만 세기보다 사나흘 동안 이유를 모은 뒤 양쪽에서 무게가 같은 항목끼리 묶어 지워 나가는 기준을 써 볼 수 있어요.
  3. 지금 종이 한 장을 세로줄로 두 칸으로 나누고 양쪽에서 중요도가 비슷해 보이는 찬반 이유 한 쌍부터 먼저 지워 보세요.

왜 흔들릴까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종이에 장점과 단점을 나란히 적어 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한쪽 칸에 적힌 줄 수가 더 많아도 선뜻 마음이 정해지지 않을 때가 있어요. 항목의 개수가 곧 그 이유의 무게를 뜻하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가벼운 이유 여러 줄이 핵심적인 걱정 한두 줄보다 많아 보이면, 눈앞의 목록과 실제 마음의 무게가 어긋날 수 있어요.

이유를 말로 길게 분석하는 과정 자체가 판단의 초점을 흐릴 수도 있어요. 티머시 윌슨과 조너선 스쿨러가 1991년 학술지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0권 2호에 발표한 연구 Thinking too much: Introspection can reduce the quality of preferences and decisions에서는 대학생 참가자들에게 딸기잼 브랜드와 대학 강의를 평가하게 했어요. 이때 자신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이유를 분석하게 한 집단은 이유를 따로 분석하지 않은 통제 집단보다 전문가 평가와의 일치도가 낮게 나타났어요. 연구진은 이유를 분석하면 최적이 아닌 기준(nonoptimal criteria)에 주의가 쏠려, 그 기준에 따라 선택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해요. 물론 이 연구는 특정 평가 과제에서 이유 분석과 선택 품질의 관련성을 보여 준 자료이므로, 모든 목록 작성이 나쁜 결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이 연구가 며칠에 걸쳐 짧게 적는 방식을 시험한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아래의 틀이 이 문제를 줄이는지는 이 자료로 알 수 없고, 이유를 길게 분석하는 대신 서로의 무게를 견주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 제 해석이에요.

시간에 따라 떠오르는 이유가 달라지는 점도 흔들림을 키워요. 벤저민 프랭클린이 1772년 9월 19일에 쓴 조지프 프리스틀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짚었듯, 어려운 문제를 고민할 때는 찬성과 반대의 모든 이유가 한꺼번에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아요. 어떤 때에는 한쪽 이유들이 앞에 나타나고, 다른 때에는 다른 쪽 이유들이 나타나면서 먼저 생각했던 이유가 시야에서 사라져요. 그래서 마음이 이리저리 기울고 망설임도 커져요.

개수만 세는 방식과 무게를 따지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작은 숫자 예시로 비교해 볼게요. 설명용 가정으로, 한 선택지를 두고 찬성 이유 5개와 반대 이유 2개를 적었다고 해 봐요(입력). 찬성 이유 5개의 중요도를 각각 1점씩으로 어림잡고, 반대 이유 2개의 중요도를 각각 3점씩으로 계산해 양쪽을 합산해요(처리). 항목 개수만 세면 찬성이 5대 2로 앞서지만, 중요도를 반영한 합계는 찬성 5점 대 반대 6점으로 결과가 뒤집혀요(출력).

이 설명용 가정처럼 말로 적기 쉬운 사소한 장점 5개가 종이 한쪽을 채우면, 개수로만 볼 때는 결정이 끝난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반대편에 있는 묵직한 이유 2개가 실제로는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줄 수만 세어서는 흔들림이 멈추지 않아요.

틀 하나: 같은 무게의 이유 지우기

장단점의 개수를 단순 합산하는 대신, 며칠에 걸쳐 이유를 한눈에 모은 뒤 양쪽에서 무게가 같은 이유끼리 묶어 지워 나가는 기준을 적용해 볼 수 있어요. 프랭클린이 1772년 9월 19일 편지에서 도덕적 또는 실천적 대수학(Moral or Prudential Algebra)이라고 부른 방식이에요.

첫째, 종이 반 장을 세로줄 하나로 2개의 칸으로 나누고 한쪽 위에는 찬성(Pro), 다른 쪽 위에는 반대(Con)라고 적어요. 머릿속에서 흩어지던 이유들을 한 화면이나 한 장의 종이 위에 나란히 올려두는 단계예요.

둘째, 한 자리에 앉아 당장 목록을 끝내려 하지 않고 사나흘(3~4일) 동안 고민하며 서로 다른 시점에 떠오르는 찬반 동기를 짧은 메모로 각각의 칸 아래에 적어요. 예를 들어 아침에 중요해 보이던 이유와 밤에 걱정되던 이유를 같은 종이 위에 모으는 과정이에요.

셋째, 사나흘 동안 모은 이유가 한눈에 들어오면 항목의 개수를 세지 말고 각 이유의 상대적인 무게를 가늠해 양쪽에서 지워 나가요. 찬성 쪽 이유 1개와 반대 쪽 이유 1개의 무게가 같아 보이면 2개를 모두 지워요. 만약 찬성 이유 1개가 반대 이유 2개를 합친 것과 무게가 같다고 판단되면 그 3개를 함께 지워요. 반대로 반대 이유 2개가 찬성 이유 3개와 맞먹는다면 5개를 모두 지워요.

넷째, 이렇게 양쪽의 묶음을 차례로 지워 나간 뒤 어느 쪽에 잔여 무게가 남는지 확인해요. 그러고 나서 하루이틀(1~2일) 더 생각할 시간을 두어 양쪽 모두에서 중요하게 추가할 새로운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지 살핀 뒤에 최종 결정을 내려요.

저는 모든 항목에 억지로 정밀한 점수를 매기려 하기보다, 이처럼 작은 묶음끼리 무게를 견주어 지워 나가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봐요. 찬성 1개와 반대 2개가 서로 상쇄되는지만 판단하면 되므로, 말로만 길게 늘어놓은 가벼운 이유들을 빠르게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이 틀을 적용하기 어려운 조건도 있어요. 프랭클린도 편지에서 인정했듯, 이유의 무게는 대수학의 수량처럼 정밀하게 잴 수 없어요. 또한 선택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나 전제 조건 자체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면, 종이 위에서 이유를 지워 나가는 것만으로 부족한 정보를 대신할 수 없어요. 안전이나 법적 의무처럼 다른 장점 여러 개와 맞바꿀 수 없는 절대 조건이 걸려 있다면, 무게를 비교하기 전에 그 필수 조건을 충족하는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해요.

기록으로 보는 선택

1772년 9월 19일, 런던에 있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조지프 프리스틀리에게 답장을 보냈어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s)의 Founders Online 원문과 편집자 주석에 따르면, 당시 프리스틀리는 셸번 경(Lord Shelburne)에게서 사서(librarian)가 되어 달라는 제안을 받고, 편안하고 일이 잘되던 리즈(Leeds)의 생활을 두고 고민하며 프랭클린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프랭클린은 편지 첫머리에서 자신에게는 충분한 전제 정보가 없기 때문에 프리스틀리에게 무엇을 결정하라고 조언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결정할 수 있는지는 알려주겠다고 적었어요. 그는 어려운 문제를 고민할 때 찬성과 반대의 모든 이유가 동시에 마음에 떠오르지 않고 번갈아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이 흔들린다고 설명했어요.

이어서 프랭클린은 자신이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어요. 종이 반 장을 줄로 그어 찬성과 반대의 2개 칸으로 나누고, 사나흘(34일) 동안 서로 다른 시간에 떠오르는 찬반 동기들을 짧게 적어 한눈에 모았어요. 그런 다음 양쪽에서 무게가 같아 보이는 이유를 1개씩 찾아 2개를 지우고, 찬성 이유 1개가 반대 이유 2개와 같으면 3개를 지우고, 반대 이유 2개가 찬성 이유 3개와 같으면 5개를 지워 나갔어요. 마지막으로 하루이틀(12일) 더 숙고한 뒤 양쪽에 중요한 새 이유가 나타나지 않으면 남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적었어요.

프랭클린은 이유의 무게를 대수학의 수량만큼 정밀하게 잴 수는 없더라도, 각 이유를 개별적으로 또 비교하며 전체를 눈앞에 두고 살피면 성급한 걸음을 내딛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고 실제로 이 도덕적 또는 실천적 대수학에서 큰 이점을 얻었다고 덧붙였어요. 편집자 주석에는 프리스틀리가 고민 끝에 그해 12월에야 제안을 수락했다고 적혀 있어요. 다만 이 서신은 한 사람이 중요한 갈림길에서 이유의 무게를 비교한 역사적 사례일 뿐이며, 같은 표를 그린다고 해서 모든 독자의 선택이 늘 최선의 결과로 이어진다고 보장하지는 않아요.

From Benjamin Franklin to Joseph Priestley, 19 September 1772 (Founders Online, National Archives)